智異山 자료/지리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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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바이러스 2010. 4. 1. 00:14

[여기 어때]산청의 계곡, 선녀 놀던 맑은물 마음도 씻어볼까


경남 산청은 사방이 산이다. ‘하늘이 울어도 천왕봉은 울지 않는다’는 지리산 천왕봉도 산청 땅에 있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게 마련. 골 깊은 계곡마다 풍광이 빼어나다. 수정처럼 맑은 물과 울창한 숲, 너럭바위를 거느린 계곡이다. 수량이 풍부하고 경사가 완만해 발붙일 곳도 제법 많다. 장마가 끝나고 더위가 시작된다는 대서(大暑)를 지나니 여름의 한복판. 시원한 나무그늘 아래 발을 계곡물에 담그고 한여름을 즐길 산청의 ‘대표 계곡’ 4곳을 찾아가 봤다.

▲ 대원사계곡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남한 제1의 탁족처’로 손꼽은 계곡이다. 계곡은 대원사 사천왕문을 지나 지리산 천왕봉까지 이어지는 등산로 오른편에 있다. 물이 맑고 수량이 풍부해 소로 떨어지는 물소리가 세차다. 게다가 폭이 넓고 너럭바위가 줄줄이 이어져 즐기기에 더없이 좋다. 짙푸른 숲에 가려 등산로에서는 그 모습을 보기가 쉽지 않은 계곡은 30리에 걸쳐 지리산 자락 곳곳에서 발원한 계류가 암석을 쓰다듬듯 흘러내린다.

계곡 초입에서부터 외곡마을을 지나 새재, 밤밭골, 조개골, 신밭골로 향할수록 웅장한 바위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 사이로 미끄러지듯 흘러내리는 폭포가 깊은 산중의 정적을 깨운다. 선녀탕, 세신대, 옥녀탕이 관람포인트. 호랑이가 살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오는 맹세이골은 아이들의 자연학습장이다.

한 가지 흠이라면 등산로와 계곡 사이를 듬성듬성 가로막는 철조망. 계곡 중 10㎞ 정도가 국립공원에 속한 까닭이다.

▲ 내원사계곡

내원사계곡의 풍경은 ‘실경산수’를 그대로 내보인다. 녹음 우거진 계곡은 골짜기를 울리는 계류소리로 아득하다. 계곡은 내원사 앞에서 내원골과 장당골 두 갈래로 나뉜다. 그 길이만 해도 100리에 가깝다. 장당골에서 흘러내려오는 계류 위 반야교의 풍광이 아름답다. 한여름에도 서늘한 기운이 온몸에 소름을 돋게 만드는 계곡은 지리산의 마지막 비경으로 꼽힌다. 타 계곡과 달리 등산로가 따로 없어 발길이 뜸해 원시림이 그대로 남아 있다.

써리봉에서 발원해 치밭목 산장 아래 해발 1000m에 위치한 무제치기폭포가 백미. 폭포는 40여m의 거대한 암벽 위에 3단을 이루고 있다. 폭포수 갈래가 여럿이다 보니 물소리 또한 피아노건반을 두드리듯 앙상블을 연출한다. 과거 우륵이 이곳에서 물소리에 맞춰 나무에 매단 실을 튕겨가며 가야금을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무제치기 폭포를 내려서면 잣나무숲. 하늘을 가릴 정도로 울창한 숲은 계곡과 어우러져 선계에 와 있는 듯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 거림계곡

지리산 10경 중 하나인 세석평전에서 시작되는 거림골이 본류다. 여기에 연하봉과 촛대봉에서 발원한 도장골, 세석평전에서 삼신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한벗샘에서 발원한 자빠진골 등의 지류가 모였다.

계곡은 울창한 원시림을 따라 세석평전까지 8㎞에 이른다. ‘거림(巨林)’이라는 이름처럼 계곡에는 아름드리나무가 빼곡하다. 하늘마저 숲에 모습을 감췄다. 계곡을 따라 난 등산로는 세석평전으로 가는 지름길. 지류인 자빠진골과 도장골의 경관이 빼어나 상대적으로 한적하다. 도장골로 들어서면 제일 먼저 반기는 것이 밀금폭포. 거대한 물살을 소로 향해 내리꽂는 폭포는 모든 근심을 털어버리고 오라는 듯 장쾌하다. 하지만 이곳은 생태계 보호를 위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거림골 등산로가 시작되는 초입, 아름드리 노송과 어우러진 신선바위가 외지인을 반긴다. 노성은 두 팔을 벌려 안아도 모자랄 만큼 덩치가 크다. 계곡은 등산로를 따라 모습을 감췄다 보이기를 거듭한다. 세석평전으로 갈수록 골은 깊고 좁아져 중턱쯤에서 자리를 잡는 것이 좋다.

▲ 백운동계곡

조선시대 은거 처사였던 남명 조식 선생의 발자취가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계곡이다. 일찍이 남명이 남겼다는 ‘백운동(白雲洞)’ ‘용문동천(龍門洞天)’ ‘영남제일천석(嶺南第一泉石)’ 등 10여 곳에 새겨진 글자를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계곡은 너럭바위와 기암괴석, 소와 담, 폭포가 끊임없이 이어져 있다. 대원사계곡처럼 폭이 넓지 않지만 맑은 물과 새하얀 바위 등 경관이 빼어나다. 특히 목욕을 하면 절로 아는 것이 생긴다는 다지소(多知沼)는 주변에 바위가 많아 피서객들로 항상 붐비는 곳이다. 4m 높이의 백운폭포와 오담폭포, ‘영남제일천석’이란 글자가 새겨진 등천대는 물살이 거세 속을 후련하게 만든다.

이외에 옳은 소리만을 듣는다는 청의소를 비롯해 아함소, 장군소, 용소 등의 소와 탈속폭포, 용문폭포, 십오담폭포, 칠성폭포, 수왕성폭포 등이 있다. 백운동계곡은 개인 땅에 속해 있다. 점촌마을에서 비포장길을 따라 백운농원을 지나 1㎞ 남짓 거리가 짧다. 하지만 울창한 숲과 바위 위로 부서지는 물보라, 골짜기를 아득히 채우는 물소리는 한 폭의 수채를 보는 듯 순박한 자연미를 그대로 품고 있다.

〈산청(경남)|글·사진 윤대헌기자 caos999@kyunghyang.com〉

▲찾아가는 길‥서울→대전·통영간 고속도로→단성IC→20번 국도 시천 방향→덕천서원 삼거리에서 우회전 59번 국도→내원사·대원사 계곡/20번 국도 시천 방향→곡점마을→내대마을→거림계곡

▲특산물&먹을거리‥메뚜기쌀, 사과, 딸기, 흑돼지, 덕산곶감, 밤, 둥글레차 등/지리산약두부(055-974-0288)는 10여 가지의 약초를 우려낸 물에 삼겹살을 삶아 내놓는 ‘약두부 보쌈’이 맛있고, 물레방아식당(055-972-8290)은 보리밥과 피리조림이 유명하다.

▲주변 볼거리‥지리산 천왕봉, 구형왕릉, 목면시배지, 성철대종사생가, 산청한의학박물관, 생초국제조각공원, 황매산영화주제공원 등

▲숙박‥남사예담촌(055-973-6052), 경상남도자연학습원(055-972-1001), 지리산청소년수련원(055-974-1100), 신세계리조트(055-973-8894), 지리산통나무산장(055-973-0666), 지리산덕산관광휴양지(055-973-7713) 등

▲문의‥산청군청 문화관광과(055-970-6421)